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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활동가 응원사업] [공익활동가 쉼 프로젝트] 진지혜 - 제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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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9.02.21 11:37 7,32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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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제주살이를 정리하며

- 진지혜

 

28일정도에 걸친, 제주살이가 끝났다.

마지막 일주일을 남겨놓고는 시간이 가는 것이 너무나 아쉽더니 막상 마지막이 다가오니 오히려 담담했다. 나도, 남편도.

제주도에서 나는 무엇을 갖고 왔을까.

일생에 다신 없을지도 모르는 28일의 시간을 보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해왔던 일, 앞으로 해야할 일, 나의 삶과 거창하게 말하면 어떤 소명의식 까지....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그 모든 것을 생각하는 일 자체가 몹시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날도 있었다.

어찌되었든, 제주살이에서 알게 된 것들과 앞으로 지켜보겠다고 다짐한 몇 가지를 정리해본다.

 

1. 쓰레기가 많은 제주

 

얼마 전에 우리가 먹는 천일염에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뉴스를 읽은 적이 있다. 인간이 만들어 낸 쓰레기가 돌고 돌아 결국 인간을 집어 삼키겠구나 하는 생각과

막연한 두려움이 들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세계에 이름을 떨친다는 제주의 해변은 정말 쓰레기가 많다.

플라스틱 생수병과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스치로폼 아이스박스 등등등

바다빛깔은 에메랄드인데 해변은 쓰레기더미다.

해변에 버려진 이 쓰레기들이 바닷물에 둥둥 떠다니다가 결국 우리 몸에 들어오는 현실.

 

그것을 뉴스로만 접하다가 직접 본 것은 적지않은 풍경이었다. (특히, 우도는 정말.. 심각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자와 더불어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제제와도 이 약속을 잘 지켜볼 요량이다.

 

2. 유기농 농산물 쇼퍼가 되지 말자.

제주도에 감귤농사를 짓는 지인이 있다보니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제주에서 나는 무우, 당근, 파가 엄청난 농약과 제초제에 쩔어 있다는 사실이다.

레일바이크를 탈 때, 인근에서 당근에 농약을 치는 농부를 본 일이 있다.

, 유기농법을 하는 밭이 아니니 농약치는 일이야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양이 어마어마 하다는 말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문득 슈퍼에서 농산물을 구입할 때 무의 생김새가 모두 똑같았던 기억이 난다.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이 풀도, 꽃도 다 제 꼬라지를 가지고 자라기 마련인데 어쩜 그리 농산물들의 하나같이 키가 크고 튼실할까.

바로, 농약과 제초제의 힘이란다(흐억)

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일이 농업이라고 배웠는데 어찌 그런가.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나는 농업과 농사, 농부에 대해서 깊이 성찰한 적도 없고 그 세계를 잘 알지 못하지만 짧은 소견으로 몇자 정리해보면 농약을 치는 이유는 대량생산을 위해서다.

농부도 돈을 벌어야 하니 대량생산을 해야지만 먹고 살수 있다.

그러니 농약을 치고 제초제를 뿌리는 수 밖에 없다.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 와중에 유기농법으로 혹은 무농약으로 농사를 짓는 이들이 있다.

내가 아는 감귤농장 지인이 그러하고, 내가 생협에서 사 먹었던 과일과 채소를 지은 농민들이 그러하다.

 

대량생산, 소과포장, 유통마진....

자본주의 세상에서 농사를 짓는 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땅과 먹거리를 살려보겠다고 노력중인 농민들이 그럼에도 있다.

 

그 분들의 지은 과일과 채소를 대할 때 나는 어땠는가.

왜 모양이 고르지 않은지 벌레가 먹은 것이 있는니 없는지를 판단하며 먹었던 그간의 나를 반성한다.

 

맛이 없어도 혹은 모양이 고르지 않아도 내게 온 과일, 채소들의 섞인 그들의 땀을 응원하며 앞으로 절대 유기농 쇼퍼가 되지 않으리라.

 

3. 못하겠는 것은 못하겠다고 하자.

제주에서는 어디를 가든 한라산을 볼 수 있다.

우직하게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라산. 나는 그냥 그 한라산을 바라보는 것만들도 참 마음이 평화로웠다. 김영갑 아저씨가 제주는 제주만이 주는 어떤 평화로움이 반드시 있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았다.

제주도에서 내 마음이 그토록 평안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보자 싶어서였을까.

아님 주어진 시간이 어느때보다 많아서였을까.

잘 모르겠다.

그 잘 모르겠는 와중에 삶에 꼭 한번 적용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너무 욕심부리지 않는 것이다.

못하겠는 것은 못하겠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용기를 갖는 일이다.

제주에서 만났던 바람과 바다와 한라산에게 힘을 얻어, 정말 용기를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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