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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근로지원사업] 2020년 (코로나특별기금) 청년공익근로지원사업 '힘내요 안산TEXI' 이혜미 활동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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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0.08.25 14:23 2,75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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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를 이기는 20대 청년 지역공동체 프로젝트 - 힘내요 안산 TAXI! ]

 

활동 에세이 - 근로자 이혜미

 

- 활동을 시작하며 -

 

2020년은 연초부터 다사다난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의 전파로 전세계가 재난 상황을 맞이했고 피해는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신종플루 때처럼, 메르스 때처럼 이 또한 잠잠해지겠지,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위기는 제 눈앞까지 번져왔습니다. 1년동안 근무하던 가게가 문을 닫게 되었고 저는 코로나19로 인해 근무지를 잃은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부지런히 등록금을 모아야했던 저는 바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았지만 모두가 큰 경제적 타격을 입은 이 상황에서 근무자를 뽑는 곳은 당연히 없었습니다. 그렇게 초조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안산희망재단에서 공익활동 근무자를 뽑고 있으니 함께 지원하자는 연락이었습니다. 4월에서 5월 초까지 약 한달 간 진행되는 단기 아르바이트였기에 지원이 망설여졌습니다. 하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신세가 아니었고 무엇보다 시급이 만 원이었기에 마감 직전 지원을 했습니다. 얼마 뒤 안산희망재단으로부터 근로자로 선정 되었다는 연락이 왔고 그렇게 안산희망재단에서 진행하는 지역공동체 프로젝트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안산희망재단에서 진행하는 [코로나19를 이기는 20대 청년 지역공동체 프로젝트 - 힘내요 안산 TAXI!]의 활동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안산역, 중앙역 등 역 앞 주요 택시승강장 택시 대기 거점에 공익알바 청년 배치

- 3분 이상의 정차 대기 여유시간이 있는 택시를 대상

- 택시기사에 마스크 및 안내지 동봉 간식팩 제공

- 기사 하차 후 택시 내외부 손잡이, 죄석, 창문 등 분무형 클린 소독 작업

 

간단히 말해서 택시승강장에 정차하는 택시를 소독해주는 활동이었습니다. 뜬금없이 웬 택시 소독인가 하는 생각에 안산희망재단 홈페이지를 방문했고 프로젝트 공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공지에는 택시소독 활동을 진행하는 이유가 적혀있었는데, 스크랩 되어있던 뉴스의 내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국 택시 수는 25. 택시 기사의 마스크 착용은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열중인 가운데 전국을 누비는 택시가 '방역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뉴스1 2020.3.25

조금의 부주의에도 쉽게 감염되는 탓에 서로간의 접촉을 최소화 해야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상,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는 택시는 사람들에게 기피 대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택시기사님들은 코로나의 영향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코로나 사각지대에 있는 택시도 돕고, 청년들에게 일자리도 제공하는 이러한 활동이야말로 함께 재난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 근무 날이 기다려졌습니다.

 

- 활동 정보 -

 

근무 시간대는 총 세 타임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A타임은 930분부터 1230분까지, B타임은 12시부터 3시까지, C타임은 230분부터 530분까지 근로를 했습니다. 하루 세 시간 근무였고 월 최대 8회까지 근무 가능했습니다. 저는 특별근로*까지 포함하여 8회 근무하였습니다. 근무지는 고잔역, 안산역, 시외버스터미널, NC백화점 앞, 은성교통(특별근로)으로 배정받아 다양한 거점의 근무 환경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근로 : 택시 거점에는 보통 개인택시가 많아서 법인택시는 개인택시에 비해 택시소독, 물품 제공 서비스 등을 못 받을 우려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공평하게, 다양한 택시를 대상으로 하는 활동 취지에 맞게 법인택시 회사에 직접 가서 소독활동을 진행했습니다.>

 

- 활동 일지 -

 

<고잔역>

 

첫 근무지는 고잔역이었습니다. 고잔역은 다른 거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택시 회전율이 높은 편은 아니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더욱 택시들이 오랜시간 거점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택시들이 코로나의 영향을 제대로 받고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들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안산희망재단에서 제공해준 유니폼을 입고 첫 택시 소독을 했습니다. 평소 택시를 탈 때 무뚝뚝한 기사님들을 많이 만났어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제 예상과는 반대로 많은 기사님들께서 따뜻하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승객의 손이 잘 닿는 손잡이와, 바닥, 의자 시트 등에 소독액을 꼼꼼히 뿌리고 청소포로 열심히 닦았습니다. 쉽게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이곳 저곳 닦을 곳이 많아 첫날은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하면 소위 말해 꿀알바' 였습니다!) 소독 도중에 택시가 콜을 받고 떠나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천천히 꼼꼼하게 닦는 것보다 빠르게 닦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하다보니 요령도 생겨 나중에는 처음에 힘들게 닦았을 때보다 더 깔끔히 빠른 시간 내에 닦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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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역>

 

안산역은 고잔역에 비헤 택시 순환이 빠른 편이었습니다. 안산역에서는 총 세 번 활동하였는데 다른 역에 비해 유동인구가 많다보니 저의 활동에 호기심을 갖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한 번은 택시를 소독하고 있는데 제 또래의 여성분이 무슨 활동을 하는 거냐고 물어봐주셨고 저는 안산희망재단에서 진행하는 택시 소독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그분은 봉사라고 생각을 했는지 지금도 지원할 수 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지금은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대신 안산희망재단 사이트를 알려주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택시 소독 활동에 관심을 보이며 지원하고 싶어했습니다. 아르바이트가 아니리 봉사자를 모집했어도 많은 사람들이 지원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서로를 돕고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아직 세상은 참 따뜻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터미널>

다른 역들은 택시가 한 줄씩 서서 대기하였지만 터미널은 두 줄씩 대기를 해서 다른 역에 비해 바쁘게 활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그만큼 여러 택시기사님들의 온정을 더욱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터미널에서는 총 두 번 활동하였는데 두 번의 날 모두 햇빛이 쨍하게 내리쬐던 날이었습니다. 땡볕 아래서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땀도 많이 흘렸는데 여러 택시기사님들께서 소독을 하고있는 제게 부채질도 해주시고 물도 주셨습니다. 더운데 고생한다며 빵과 과자 등도 많이 주셨습니다. 활동 때마다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기사님들께 감사하면서도 제가 해드리는 것보다 더 많은 걸 받아가는 것 같아 죄송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더욱 열심히 활동에 임했고 나중에는 지금까지 거점에 다니며 만났던 학생들 중 가장 열심히 활동하고 가장 잘 소독해주는 것 같다는 칭찬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터미널에서의 활동이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특별근로 - 은성교통>

하루는 특별근로자로 선정되어 법인택시회사인 은성교통에 가서 소독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날은 세 분과 함께 근로를 하였습니다. 교대시간 30분 정도는 앞 타임 근무자와 함께 근무했었지만 3시간동안 다른 근무자와 함께 근무하는 건 처음이라서 실수하면 어쩌나 걱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활동 막바지에 특별근로가 있었던 것이라서 모두들 본인의 거점에서 충분히 활동을 하고 오셨기 때문에 함께 근무를 하니 좀 더 수월하게 소독 활동을 할 수 있었고 서로의 모습을 보며 더욱 열심히 활동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법인택시 기사님들께 활동 소개도 하고 재단 홍보도 해드렸습니다. 다들 의미있는 활동 같다며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 날은 법인택시 교육이 있던 날이라 꽤 많은 택시가 왔었는데, 깨끗하게 소독된 차를 타고 떠나시는 택시기사님들을 보니 제 마음이 더욱 안심이 됐습니다.

 

<NC백화점>

 

특별근로 바로 다음날 nc백화점에서 마지막 근무를 하였습니다. 그 날은 마지막 근로날인 만큼 택시기사님들께 드릴 물품이 더욱 푸짐했습니다. 한번 쭉 소독을 마친 후 기사님들께 물품을 나눠드렸는데 몰래 두개씩 받아가시려는 기사님들과 물품을 두고 티격태격 하며 장난도 치고 즐겁게 활동했습니다. 활동을 하며 여러번 마주쳐서 저를 기억하시는 기사님들도 여럿 만났습니다. 기사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다 보니 그새 정이 든 것 같았습니다. 이번주가 마지막 활동이라고 하니 아쉬워하시는 기사님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여러 기사님들께 앞으로 저처럼 소독을 해주는 사람이 없어도 열심히 택시 내부를 소독하겠다는 다짐을 받으며 마지막 활동을 마무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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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을 끝마치며 -

 

사실 처음 활동 할 때에는 이정도 소독 한다고 소독이 되겠어?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활동을 거듭할수록 처음 했던 생각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이 활동의 의의는 얼마나 깨끗하게 소독을 하느냐에 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소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서로를 도움으로써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도 열심히 소독활동에 임하는 모습을 보이며 안심하고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많은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여러 승객들이 저에게 소독 된 택시가 어떤 것이냐고 물어보고 소독된 택시를 먼저 이용하려고 하는 모습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번 활동은 기사님들께 소독활동 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자부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소독 활동을 하는 제 모습을 보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계시지 않던 기사님들께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셨고 택시 소독에 더욱 신경을 쓰시는 기사님들도 많아졌습니다. 이처럼 마스크 착용과 소독을 생활화 하는 것을 한번 더 상기시켜 줌으로써 기사님들께서도 보다 더 안전하게 근무하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번 활동의 진정한 의의였던 것 같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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