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공익기금

[공익근로지원사업] 2020년 (코로나특별기금) 청년공익근로지원사업 '힘내요 안산TEXI' 정윤서 활동소감

profile_image
관리자
2020.08.25 14:29 2,657 0

본문

나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코로나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바람과도 같았다.

시간이 흘러 벌써 5월이 된 지금, 이제는 코로나19’로서 사람들에게 공포와 경각심을 심어주는 이 바이러스는 태풍으로 돌변하였다.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면서, 다들 새로운 자리를 찾고 있었을 것이다.

나 또한 새로운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고 있었고, 그 와중에 SNS에서 코로나 관련 청년 아르바이트를 시행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처음 힘내요 안산TAXI!’(코로나19를 이기는 20대 청년 지역공동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아르바이트 경험도 쌓고 용돈도 벌자라는 이익 추구의 목적이 강했다.

그래서, 사전교육을 받으러 갈 때만 해도 내가 하는 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대신, 안산희망재단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곧 나에게 활동 동기가 되었다.

특히, 416TOP청소년기금 및 세월호 성금 모금부터 청춘 발산 프로젝트, 안산평화의소녀상 건립 기금 등등의 많은 모금을 진행하며 도움이 필요한 기관에 따뜻한 손길을 건넸다는 점에서 내 마음에 확 와닿았다.

특히, 얼마 전까지 고등학생이었던 청소년으로서 청소년들의 창의성을 입증할 기회를 제공해주는 부분과 사람들에게 자칫 잊힐 수 있는 세월호 이야기를 계속 기억해주고 추모한다는 점에서 진실하게 와닿았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 열심히 그리고 진심으로 임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프로젝트를 시행할 때만 해도 택시 방역 작업을 한다는 사실이 참 신기했다.

우리의 곁에 가장 많이 그리고 가까이에 있는 대중교통에 손님이 아닌 봉사자로 다가간다는 사실이 참 낯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호기심을 가지고 참여했고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것 같다.

  52fe01564828e9f5df43309f945aaa6c_1598333328_0684.jpg 

첫 근무 때부터, 택시 기사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자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꼼꼼히 작업하려고 노력했다.

빨리 끝내려고 건성으로 하는 게 아니라 꼼꼼히 해주어서 고맙다는 한마디가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을 당연히 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기사님께서 내가 하는 행동에 감사를 표하고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시니 참으로 부끄러워졌다.

괜히 열정적으로 작업하여 기사님께서 부담스러워하시는 건 아닐까는 고민이 들고 멋쩍던 그 순간, 한 기사님께서 밝게 웃으며 과자를 건네주셨다.

본인의 음료를 사러 갔다가 열심히 하는 내가 성실하고 마음씨가 예뻐 떠올랐다며 사 온 것이다.

마치 맛있는 것을 보면 딸이 떠올라 꼭 사 오는 우리 아버지를 보는 것 같아 마음 한편이 아리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또 다른 기사님은 본인의 가방 속에서 사탕통을 꺼내더니, 별거는 아니지만 이거라도 먹고 힘내라며 사탕을 건네주셨고, 맛있다며 웃으니 한 알을 더 쥐여주셨다.

그 작고 동그란 사탕 한 알이 나에게는 솜사탕처럼 아주 크고 달게 느껴졌다.

마지막 날에 껌을 건네주신 기사님의 마음씨는 이 프로젝트를 더 잘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껌에 쓰여 있는 힘내라는 한 마디는 3일간의 시간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힘내라는 그 두 글자가 주는 힘은 아주 강인하고 거대하다.

누군가는 터무니없는 허상의 위로라고 할지 몰라도 나에게 그것은 나를 더 단단하고 굳건하게 만드는 한마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방역 작업을 하는 동안에 몸은 지쳐도 마음은 지치지 않을 수 있었다.

, 나를 성찰하는 계기가 된 순간도 있었다.

나는 이전까지 여성 택시 운전 기사님을 실제로 뵌 적이 없었다.

그래서 소독 작업을 진행할 때 실제로 뵌 경험이 신기해서 잊지 않았고, 이를 통해 직업에는 성별이 없다는 생각을 되새길 수 있었다.

물론 일하는 동안 행복했던 기억만 남지는 않았다.

일부 기사님들은 청소포를 정리하는 동안 다가와 그것을 달라며 무더기로 가져가고, 나누어주는 물품이 없느냐며 마치 본인이 맡겨놓은 것처럼 요구하셨다.

지나가던 시민 중, 나를 비롯한 담당 청년들이 유니폼부터 장갑, 마스크까지 완전무장한 모습을 이상한 사람 쳐다보듯 바라보며 지나갔다.

우리는 분명 올바르고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수상한 일을 하는 것처럼 그리고 본인들보다 낮은 사람처럼 여겨져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 서비스직으로 근무하던 순간이 떠올라서 속상하고 답답하기도 하였다.

52fe01564828e9f5df43309f945aaa6c_1598333351_5378.jpg

두 번째 근무 때는 강풍의 영향으로 기온이 낮고 작업도 수행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겉옷도 챙겨가지 않아서 추위와 맞서 싸우느라 여러모로 힘겨운 하루였다.

하지만 동시에, 택시 기사님을 비롯한 뉴코아 직원분들이 감기에 걸릴까 걱정된다며 계속 챙겨주신 하루이기도 하다.

그래서,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들이 더 많아서 아직 사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나는, 금요일 오전 9시 반부터 12시 반까지, 길거리가 한적한 시간대에 배정받아서 중간중간 쉬어가며 일할 수 있었다.

소독제, 장갑, 청소포 이 세 가지로 3시간씩 교대해가며 근무하는 이 쉽고도 단순한 작업을 약 40대씩 반복하는 일은 아이러니하게도 끝나고 나면 지치고 쉬고 싶어졌다.

손에 낀 일회용 장갑에 땀이 차고, 청소포로 택시에 묻은 먼지를 닦아내고, 소독제가 부족해지면 내가 오늘 몇 대의 차량을 소독했는지 괜히 신경이 쓰였다.

직장인을 비롯한 다른 노동자들이 온종일 겪는 피로와 업무량에 비하면 복잡하지도 머리가 아프지도 않은데 뭐가 그리도 힘겨웠을까 싶다.

다시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이 안에서도 다른 이들과의 경쟁심리가 발동했던 것 같아서 과거의 내가 웃기기도 어이없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 쉬면서 보는 나무들, 지나가는 사람들, 솔솔 부는 바람의 조화는 어색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한 폭의 그림으로 나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특히, 택시 기사님들께서 나에게 건넨 격려와 위로는 내 마음 깊은 곳을 울렸다.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참으로 설레면서도 걱정하게 된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는 생각은 못했을 때 벌어질 상황을 상상하고 그 순간의 감정까지 느끼게 만든다.

그것은 스스로 하여금 더욱더 열심히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처음 시작한 순간부터 마지막 날까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하는 일이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되고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나라는 존재가 비록 작을지라도 누군가에게는 한 줄기의 빛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일을 하면서 깨달았고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잊지 않을 교훈이다.

앞으로도 많은 청년이, 더 나아가 많은 사람이 이 세상의 숨겨진 영웅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계속 기억하였으면 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나부터 먼저 한 걸음을 내디딘다면, 세상의 무지개가 더욱더 밝고 진하게 물들 것으로 생각한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